“미혼남녀 만남행사가 운명의 짝 찾아줬어요”
출산율 높이기 통해 첫 결혼 커플 박인규·오유순씨
한국의 평균 출산율은 1.19%로 세계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도에서도 올해부터 `강원도 출산·양육 지원조례안'에 따라 셋째 이상 자녀에 대학 입학금을 지원하고 양육수당과 보육료, 고등학교 수업료를 지원하는 등 저출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이 중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실시된 미혼남녀 만남 행사에서 만난 연인이 결혼식을 올리는 등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신랑 박인규(35)씨와 신부 오유순(29)씨는 지난해 11월 춘천에서 열린 미혼남녀 만남 `동트는 강원 그린사랑 만들기' 행사 이후 1년 만에 결혼에 성공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노인복지센터 시설장으로 사회복지사인 박인규씨는 “직장에 다니면서 나이도 있고 해서 자원해서 행사에 참여했다”며 “인위적인 만남이었지만 이런 자리가 계속돼 우리 같은 커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행사가 끝난지 일주일만에 오유순씨에게 전화를 걸어 교제를 시작했고, 이후 둘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갔다.
미혼남녀 미팅 행사는 테이블에 앉은 남녀의 만남을 유도,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마지막 순서로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 1, 2, 3순위를 쪽지에 적어내 커플을 탄생시키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어 서로 1순위를 적은 커플끼리는 즉석 프러포즈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박씨는 “저는 일순위로 유순씨를 적어 냈는데, 저 친구는 아무도 안 적어 냈다고 한다”며 “하지만 맘에 들어서 연락을 했고 이후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애정을 키워 나갔다”고 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행사를 통해 제 인연을 만났는데 참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단지 조금 급하게 진행돼 홍보 부족으로 이와 같은 의미 있는 행사가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또 “연령제한이 없어서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만나기도 했다”며 “참가자들, 특히 여성들이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태국 사무이섬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박인규·오유순씨 부부는 “행복하게 살겠다”며 “우리를 이어준 행사가 지역에서 뿌리를 내려 지속적으로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최했던 도인구보건복지협회 강원지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의미있는 커플이 결혼식을 가졌다”며 “춘천 강릉에 이어 원주 등 도내 전역에서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 저출산 극복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상태기자